2009년 08월 20일
블로그/미투데이/트위터 덕분에 면접이 수월해진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일자리는 구하는 사람이나 일할 사람을 찾는 회사들이 가장 골치 아파 하는 것이 '서로가 맘에 드는 상대'를 찾는 일입니다. 기업은 좋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연봉, 근무 조건, 복리 후생 등 다양한 당근을 제시하고, 일자리를 찾는 사람은 여러가지 스펙(spec)을 준비합니다. 그런데, 서류 상으로는 서로의 진가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면접'이라는 최종 관문을 꼭 거치기 마련이죠.
그런데, 저는 최근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구하면서 면접을 볼 필요가 별로 없는 경우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직접 마주하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개발자 혹은 지망생들의 블로그를 염탐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미투데이 혹은 트위터를 사용하시는 분들 중에서 일자리를 구하시는 분이 연락을 주시면... 제 입장에서 면접을 보는 시간을 단축 시킬 수가 있지요.
사람을 채용할 때 제가 평소에 면접에 할애하는 시간은 개인 당 최소 30분에서 2시간 정도 입니다. 이렇게 길게 하는데는 나름 노하우와 사정이 있는데요. 모 대기업 계열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제가 모시던 이사님이 주재하시던 공채 면접에 실무자로 배석한 적이 있습니다. 서류 전형을 통과한 5명의 신입사원 지원자를을 앞에 두고 점잖은 표정으로 이런저런 질문을 하시다가 좀 지겹지 않냐고 툭 한마디 내놓더니 갑자기 농담을 던지며 젊은이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시더군요. 평소의 모습과 달라서 좀 당황 했는데... 어느 정도 지원자들의 표정에서 긴장이 사라지니까... 한명한명 주량은 어떠냐, 술 마시면서 재밌는 에피소드를 이야기 해보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서류 심사에서 가장 유력한 채용 후보로 올랐던 석사 출신 지원자가 술 먹고 실수한 얘기를 꺼낸 겁니다. 결국 그 친구는 탈락하고, 옆에 얌전히 앉아 있던 탈락한 후보의 같은 대학 학부졸업생이 최종합격 했지요.
아마도 짧게 지원 동기와 포부 같은 것만 물어봤다면... 평소의 행실(?)을 들추어 내지는 못했을 겁니다. 아...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있습니다. 선배를 누르고 채용된 후배가 굉장한 얌전하고 새침하며, 수줍게 웃던 긴머리 여대생이었는데, 막상 입사하고 나니 입에 육두문자를 달고 사는 여고 시절부터 유명한 왈가닥 이었다는 것이죠. T.T 그래도 일할 때는 차분하게 잘했고, 회식할 때만 원래 성격이 나왔는데, 몇 년 후에 교사로 전직했지요. 아마 지금쯤 중학교 남학생들 패고 있지 않을런지...
이런 저런 경험 덕분에 사람을 채용할 때는 늘 인성을 판단하기 위해 면접을 길게 하는 편입니다. 허나, 블로그, 미투데이, 트위터를 하는 통해 알게 된 개발자들이 입사 지원을 해오면 그 사람의 평소 발언과 포부, 생각을 파악하기 쉬워 집니다. 기업 입사라던가 성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평소의 생각과 다른 글을 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믿으니까요. 반대로 세상에 대한 불만을 솔직하게 토로하기 위해 블로그를 쓰는 사람은 간혹 보게 됩니다.
제가 느끼기에 싸이월드와 메신저와는 확연히 다른 것 같습니다. 메신저로 등록된 상대라면 일대일 대화를 통해 알게되는 단편적인 성품을 파악할 수 있고, 싸이월드는 그냥 그 사람의 감성적인 측면만으로 옅볼 수 있지요. 그런데, 블로그나 트위터, 미투데이를 주욱 읽어보면 인간관계, 평판, 성격 등 다양한 방면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상대를 파악한다는 것이 개인 생활 침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건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공개로 쓰지 않는 이상 누구라도... 볼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올린 글들이니까요.
뒤집어서 얘기하면, 온라인 활동의 익명성을 충분히 즐기더라도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 상에서 당신과 관계가 서먹한 이웃이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은 회사의 동료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품고 있으니까요. 오늘도 어느 분이 메신저 친구를 등록하고, 아무 말씀 없으시길래 메신저 아이디를 검색해서 뭐하시는 분인가 검색해 봤습니다. 구글 덕분에 금새 찾아지더군요. ^^;
사이버 공간은 결코 현실과 분리되어 있는 공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현실보다 때로는 강한 힘을 발휘 하지요. 어쩌면 몇 년 후에는 이력서 항목에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주소가 추가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필수 혹은 강제 사항은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 by | 2009/08/20 22:51 | Plan for 40 | 트랙백(2) | 덧글(12)





제목 : 유니의 생각
블로그/미투데이/트위터 덕분에 면접이 수월해진다...more
제목 : 작은아이의 생각
블로그/미투데이/트위터 덕분에 면접이 수월해진다 / 솔직히 미투데이를 보면 그 사람의 생각이나 성격을 쉽게 알 수 있는건 사실인거 같아요! 일부러 설정하지 않는 이상은 뻥미투 보다는 솔직한 생각이나 감정을 쓰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래서 미투데이가 더 따뜻한걸지도.....more
사이버 공간은 현실과 완벽히 분리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다른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 )
완벽하게 동일하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상관이라면... 그런 회사는 안가는게 낫죠...
이상한 사람이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
그래서 글의 제목과 내용에서 면접이 수월해 진다하고
면접이 필요 없다라고 쓰지는 않았어요.
그나마 블로그가 제일 잘 드러나는 것 같지만, 또 블로그마저도 완전 제2 인격으로 위장하고 사는
사람들 보면 혀가 내둘러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메신저로 대화해보고 사적인 얘기 조금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차단을[...]
블로그가 주요 감시 대상이 되곤 했었죠.
근데 옛날 제 글이 딱 두번 신문에 실린적이 있는데, 두번다 회사 에피소드로
실렸거든요. 하나는 월급이 석달 밀린 슬픈 사연, 하나는 사장님 에피소드로..
그래서 제 블로그는 상무님, 전무님등도 모니터링 하곤 했던 부담백배
블로그가 되었습니다. 근데 주로 블로그로 윗분들 자극하는 사고를 많이 쳤죠.
그러니깐 결론은 블로그가 개인 브랜드로 충분히 활용할수는 있지만,
양날의 검처럼 자기도 위협할수 있다는 겁니다.
아 그리고 저는 대출때문에 취직이 급해서 최근에 블로그 통해 구직 광고를 냈지만,
결과는 안습이었습니다. ㅠ.ㅠ
방문객도 많아서, IT 분야의 어두운 면을 너무 속속들이 얘기하기는 꺼려집니다.
그리고, 아직 블로그를 통한 구인/구직이 보편화 된 건 아니죠.
정착 되려면 몇 년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아... 제 글도 신문에 2번 난 적이 있습니다. 다만, IT 블로거가 아니라 에세이 블로거였죠. ^^;
하지만, 다들 곧 알아가게 될겁니다. 블로그의 유용성, SNS로서의 유용함을...
유명 블로거가 되기 위해서는 집중된 주제로 글을 다루라고 하지만, 저의 블로그는 '주인 닮아서' 잡다한 내용들이 다루어집니다. 요즘에는 취업 관련한 후기나 깨닮을 적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