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해지지 않도록 노력하기

방금 글을 올린 사건과 연관(?)된 이야기인데 사람들은 거의 누구나 유명해지고 싶어한다. 왠지 좋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따지자면 돈을 벌게 될 수도 있고,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지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내 부탁을 잘 들어줄 것이고, 무시하지도 않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 따른 역효과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유명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기 쉽다는 것이고, 도덕성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는 데다가, 악의적인 질시와 인신공격을 받기도 쉬워진다. 물론 역효과를 다 안다고 하더라도 유명세에 대한 욕구가 늘 강한 법이다. 장단점을 따져봐도 역시 유명해지는게 나을 것이다.

블로그를 개설한지도 2년이 조금 넘었고, 조금 있지만 방문객 수 10만에 이르는 시점인데, 여기저기 블로그 주소가 소개 되었고, 검색으로 방문하시는 분도 많다. 그러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블로그 잘 보고 있다고 말할 때면 갑자기 섬찍할 때도 있다. 왠지 스토킹 당하는 기분이 든다고 해야할까? 나만 그런게 아니라 지인으로부터 정말 끔찍한 얘기를 들은 바, 블로그의 모든 내용을 캡쳐해놓고 있다는 메일을 받았다는 것이다. 진짜 블로그 스토커라는 게 있구나~

이카루스가 되지는 말자. 달리 말하자면, 몸에 맞지도 않는 옷을 입고 우스꽝스러운 몰골로 다니지 말자는게 내 생각이다. 뱃살 두둑한 아가씨가 핫 팬츠에 배꼽티를 입고 다니는 것은 자신은 좋을지 몰라도 보는 이에게 마냥 좋게 여기지지 않는다. 아니면, 중년 아저씨가 베컴 헤어 스타일을 한다고 멋져 보이겠는가? 비유가 적절하지 않을지 몰라도 넘치는 유명세라거나 혹은 주체할 수도 없으면서 오지랖 넓게 여기저기 기웃거리는게 이와 같다고 본다. 물론 나이에 비해, 그리고 경험에 비해 유능한 사람도 있다.

인맥을 쌓는 것도 좋다. 그게 정말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정말 내가 맡은 일을 제대로 하면서 인맥을 쌓고 있는 걸까? 인맥을 통해 알게 된 남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고 있기는 한 것인가?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해보았다. 그리고, 아직 더 배워야 할 것들이 많고 노력할 것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은 다음부터는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짓을 그만 두었다.

회사에서 어느 정도 지위에 오르니 찾아오는 이들도 많고, 간혹 점심이라도 같이 먹자는 사람도 있다. 시간 내달라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거의 다 정중히 거절하고 산다. 유명하신 분을 뵙더라도 지나치게 아양 떠는 짓은 더 이상 안한다. 그분들에게 비치는 내 모습이 어떠하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정말 서로가 교류할 수 있을만한 관계라도 생각되지 않으면 애써 친해지려 노력하지 않는다. 명함을 많이 받아두어 봤자. 2년만 지나면 다 무용지물이다. 워낙 빨리 변하는 세상인지라, 연락이 끊어지는 경우도 다반사이고 자리를 옮기는 분도 많다.

인생과 성공이라는 등반 코스를 오르면서 깊이 느낀 것이 하나 있다. 산 중턱에서 이리저리 해메이다 보면 정작 산 위에 오르기 어렵다. 하지만, 정상은 좁다. 정상에 오르면 결국 내가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곳은 너무나 좁기 때문이다.

성공학 서적들은 유명해지면 성공한다고 말한다. TV에 소개되고, UCC를 통해 유명해지고, 블로그로 유명해지고, 온갖 유명해지는 방법들을 너도 나도 소개한다. 그리고 서로서로 그런 방법으로 성공하려 애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제대로 그리고 오래도록 자리를 유지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성공했기 때문에 유명해지는 것이다. 어설픈 유명세에 연연하다 결국 산 중턱에서 실종되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보게 된다. 자만하지 않아야 한다.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젊어서 반짝 얻은 유명세는 오래가지 못한다.

by 써니 | 2007/03/25 14:15 | Plan for 40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by 제임스 at 2007/03/25 16:26
'성공했기 때문에 유명해지는 것이다' 써니님의 현명함, 하나 배우고 갑니다.
Commented by 저공비행사 at 2007/03/25 17:25
끄덕끄덕 구구절절 끄덕거려지는군요
Commented at 2007/03/26 02:0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7/03/27 11:45
비공개 덧글입니다.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